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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 어르신 밥상부터 마을 문패까지…학생들이 일궈낸 ‘현장정책 씨앗’

보도자료 작성일: 2026.03.09조회: 8

시골 어르신 밥상부터 마을 문패까지…학생들이 일궈낸 ‘현장정책 씨앗’


제주관광대 RISE사업단 '리빙랩 프로젝트' 성과 도출 "정책 적용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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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 마을 홀로 사는 노인을 위한 영양식 개발부터, 마을 공동체 회복을 위한 문패 제작, 장애인 문화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정보 플랫폼까지. 학생들은 저마다의 자리와 시선에서 지역의 불편을 '해법'으로 바꾸는 실험에 뛰어들었다.
제주관광대학교 RISE사업단(단장 장예선) 지역사회혁신본부는 지역문제를 직접 실험해 정책으로 옮기는 '리빙랩' 실증 성과를 공유하며, 생활현장 기반 정책 모델을 제시했다. 삶의 현장에 직접 뛰어들어 조사, 시제품 제작, 검증까지 직접 거친 산물이기도 하다.
사업단이 수행한 '2025 숙의형 리빙랩 프로젝트'는 제주관광대 재학생을 중심으로 한 총 8개팀이 참여해 각 분야의 정책을 제안했다. 프로젝트는 무장애 관광, 마을공동체, 해녀 고령화 등 제주 지역 현안을 중심으로 과제를 선정하고, 생활현장에서 직접 실험·검증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10월부터 12월까지 약 두 달간 재학생 옴부즈맨과 교수진, 전문가, 지역기관이 함께 사용자 중심 문제 해결 프로세스를 적용해 정책 아이디어를 도출했고, 프로토타입 개발, 현장 실증, 정책 제안서 작성 등 실질 산출물도 마련했다.
◇  읍면지역 고령층 식생활 열악...'고령친화 간편식-식문화 체험' 모델 제안

지난 4일 열린 성과공유회에서는 총 3개 팀이 우수사례로 선정됐다. 대상은 제주관광대 관광호텔조리과 학생들이 참여한 '고치글라' 팀이 차지했다. 이들은 고령층을 위한 영양식 개발과 식문화 실증 프로그램을 수행했다.
고치글라 팀은 국내 고령친화 식품시장이 성장하는 흐름 속에서도 농촌 독거노인의 영양불균형 문제가 크다는 점에 주목했다. 
국내 고령친화 식품시장은 매해 성장하면서 2023년 기준 국내 1조2000억원 규모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연화식과 단백질 강화식, 저염·저당 식단 수요가 증가했고, 간편 조리형 식품 시장도 급증했다. 연평균 약 14%의 성장률을 보이며 2028년에는 2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일본이나 EU 등 고령친화식품 시장이 상당히 활성화 되는 추세다.
제주관광대 RISE사업단 '2025 숙의형 리빙랩 프로젝트' 대상을 수상한 고치글라 팀이 제작한 고령층 대상 시제품. 사진-제주관광대학교 ⓒ제주의소리
반면 농촌 독거노인의 경우 48%가 영양부족 위험군에 속해있고, 만성질환 유병률은 도시 대비 약 1.5배 높으며 단백질·식이섬유 등 필수 영양소 섭취가 부족한 실정이다.
특히 제주의 경우 접근성이 떨어지는 읍면지역을 중심으로 식생활 불균형 문제가 심각하다는 지점에서 고민이 시작됐다. 고치글라 팀은 지역 데이터 기반 분석을 위해 서귀포시 안덕면 서광·금악·광령·정든마을을 중심으로 고령층 식생활 실태조사를 실시했다.
조사 대상이 된 서귀포시 안덕면의 경우 고령화율은 29.8%로 제주도 평균 21.1%에 비해 크게 웃돌았고, 마을 안에서도 서광리의 고령화율은 최대 35%에 이르는 초고령 지역으로 분류됐다. 건강지표에서는 고혈압(62.1%), 당뇨(28.4%), 복합만성질환(34.2%) 등 식생활 관리 필요성이 높지만, 식재료 접근성이 어렵다는 문제가 뒤따른다는 분석도 제시됐다.

이를 바탕으로 '고령친화 간편식 및 글로벌 식문화 체험 모델' 구축을 목표로 삼았고, △지역 농산물을 활용한 영양밥 키트 △저염 동견건조 국 △고단백 선식 등 7종 시제품을 개발해 50세트를 제작했다. 제품은 간편 조리가 가능한 형태로 제공했으며, 지역 리사무소와 노인회 등이 함께 참여하고 전문가 자문을 통해 영양사 식단을 설계했다는 설명이다.
고치글라 팀은 향후 마을 연계 정기 간편식 꾸러미 제공 프로그램으로 확장 가능성을 제시하는 한편, 지속성 확보를 위한 가칭 ‘제주도 노인급식 운영 및 지원에 관한 조례’ 제정 등의 제언도 덧붙였다.
◇ "이 분이 마을 쉼터를 만드셨습니다" 주민 맞춤형 인생사진-문패 눈길
제주관광대 RISE사업단 '2025 숙의형 리빙랩 프로젝트' 최우수상을 수상한 '혼디모영' 팀이 주민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제주관광대학교 ⓒ제주의소리<br>
최우수상은 '마을의 역사, 어르신들의 존엄성 향상 프로젝트'를 주제로 삼아 제주관광대 사회복지과 학생들이 모인 '혼디모영' 팀이 선정됐다. 
이들은 제주시 구좌읍 세화1리를 중심으로 어르신들의 고립감, 정체성 약화, 공동체 단절 문제를 분석했다. 이를 통해 △단절된 이웃과 소통 △공동체 속 유대감 형성 △자신의 정체성 향상 △마을 문화 확산 등의 니즈를 파악했다.
특히 직접 각 가정을 방문하며 주민들과 인터뷰를 나누는 과정에서 자신의 삶을 기록하고 싶은 욕구가 있으면서도 이를 실천할 수 있는 구조가 부족하다는 점에 주목했다자신의 정체성을 찾는 욕구는 있으나 이를 실천할 방법이 마땅치 않다는 점이 문제였다.

이에 혼디모영 팀은 어르신 인생사진 촬영, 맞춤형 문패 제작, 마을 기록 아카이브 구축, 웰니스 기반 마을 프로그램 등을 포함한 '존엄문화 지원 패키지'를 개발했다.제주관광대 RISE사업단 '2025 숙의형 리빙랩 프로젝트' 최우수상을 수상한 '혼디모영' 팀이 제작한 마을 문패. 사진-제주관광대학교 ⓒ제주의소리<br>
영상과 문패 등에는 개인의 삶과 마을에서의 역할·기억을 남겼다. 가령 한 어르신은 병역명문가 가문 출신으로 마을 노인회관을 건설한 이력을 지녔다는 점, 또 다른 어르신은 이 마을에서만 나고 자라 과거 팽나무 쉼터 등을 조성한 이력 등을 기록하는 식이다.
혼디모영 팀이 실제 제작해 전달한 인생사진·영상·문패 등은 어르신 개인의 삶을 존중하는 상징물로 높은 호응을 얻었으며, 세화1리를 중심으로 한 마을기록 플랫폼 구축은 공동체 회복과 마을 정체성 강화 측면에서 정책적 확장성을 인정받았다.
◇ 흩어진 장애인 문화시설 정보...통합 플랫폼 제작 제안
우수상은 '장애인 사회통합' 팀이 차지했다. 제주관광대 간호학과 학생들은 '장애인 문화시설 정보 접근성 플랫폼' 개발의 필요성에 착안했다.
이 팀은 먼저 장애인의 문화시설 이용 과정에서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정보 접근성 부족 문제에 주목했다. 문화시설 내 휠체어석, 이동 경로, 편의시설 여부 등의 정보가 흩어져 있거나 충분히 안내되지 않아 환경을 갖춰놓았음에도 정작 장애인의 문화생활 접근성을 제한한다는 취지다.
조사 대상은 공연장, 영화관, 전시장 등 문화시설 전반에 걸쳤다. 팀원들은 장애인 당사자 인터뷰를 통해 시설 내부 구조, 화장실·주차공간 정보, 이동 동선 등 필수 정보가 사전에 제공되지 않아 '이용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 제주관광대 RISE사업단 '2025 숙의형 리빙랩 프로젝트' 우수상을 수상한 '장애인 사회통합' 팀. 사진-제주관광대학교 ⓒ제주의소리<br>

이에 따라 팀은 장애인 접근성 평가 기준을 정립하고 장애인 당사자와 전문가가 참여하는 평가단이 직접 시설을 검증하는 모델을 구축했다. 평가 기준을 충족한 시설에는 인증마크를 부여하고, QR코드 및 웹 기반 플랫폼을 통해 접근성 정보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통합 플랫폼에서 검증된 정보를 제공하면 장애인의 문화 접근성도 개선될 것이고, 해당 시설의 자발적 개선을 유도하는 효과도 얻을 것으로 내다봤다. 문화시설이 사회적 포용성을 실천하는 주체로서의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는 기대다.
◇ "리빙랩 결과물 정책 제안서로 제출...실제 적용 방안 모색"
이 사업은 지역이 대학을 키우고 대학이 다시 지역을 키우는 선순환 모델을 구축하기 위한 지역혁신 중심 대학지원체계 '라이즈(RISE)'의 일환으로 수행됐다.
제주관광대 RISE사업단 지역사회혁신본부는 이번 리빙랩이 단순 조사나 의견수렴을 넘어, 주민-대학-공공기관이 함께 지역문제를 정의하고 해결책을 실험하는 '생활 현장 기반 정책 실험 플랫폼'을 완성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강조했다.
사업단은 도출된 정책 제안서를 제주도 및 유관기관에 순차적으로 제출하고, 리빙랩 결과물 데이터베이스 구축, 차년도 심화형 리빙랩 운영, 전문가 멘토단 확대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또한 일부 우수사례는 사업화 가능성이 확인됨에 따라 지역기관과 협력해 공공서비스 또는 마을기업 모델로 발전시키는 방안도 논의 중에 있다.
장예선 단장은 "이번 리빙랩은 학생들이 지역문제를 분석하고 실제로 작동 가능한 해결책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매우 의미 있는 성과를 남겼다"며 "향후에는 실증 기반 정책 반영을 더욱 확대해 제주 지역문제 해결에 실질적으로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출처 : 제주의소리(https://www.jejusori.net)